아파트 입주민의 입장에서 가장 흔히 접하고, 식별 할 수 있는 하자의 유형 중 하나가 아파트 외벽에 발생된 균열이지만, 이러한 아파트 외벽의 균열도 발현된 균열크기에 따라  법에서 인정하는 허용균열 폭 이내의 것인지, 그 이상의 것인지에 대해 많은 논란이 제기되어 왔고, 각 법원에서의 판결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즉  아파트 외벽 균열의 폭에 대해 0.3mm미만의 균열은 “구조상 보수가 불필요한 균열이라거나, 내구성, 미관상 반듯이 보수가 필요하다"라는 입주민들과 건설사들의 주장이 대립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콘크리트 재질 특성상 발생하는 폭 0.3mm 이하의 미세균열이더라도 빗물 등으로 균열이 더 진행돼 폭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아파트 안전·구조상 문제가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면 미세균열도 하자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와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하지만 대법원 제1부는 최근 충북 청주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업주체인 대한주택공사(이하 ‘주공’이라 함)를 상대로 제기한 하자보수비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 대표회의가 일부 승소한 사실에 대해 피고인 주공에서 상고를 신청한 사건으로 대법원은 파기환송 상고심에서 원고 대표회의가 일부 승소한 원심을 인정, 피고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 상기 이미지는 해당 사건과 관련 없음

피고인 주공은 □□건설과 △△사를 시공사로 선정하고 공사를 발주해 지난 1998년 2월 17일 사용검사를 받고 입주민들을 입주시켰고, 이후 하자가 발견되자 대표회의와 입주민들은 주공에 수차례 하자보수를 요청했으며, 주공은 □□건설과 △△사를 통해 일부 보수했으나 여전히 하자가 남았다.

 이에 대표회의는 주공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심과 2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 2007년 6월 “대표회의는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청구권은 없다.”며 대표회의가 일부 승소한 원심을 파기했다.

 이후 대표회의는 파기환송심 진행중에 구분소유자들로부터 손해배상 청구권을 양도받아 주공에 통보하는 한편 양도받은 예비적 청구권을 예비적 청구원인으로 법원에 제출했고, 대전고법은 지난해 5월 대표회의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주공은 다시 상고를 제기했으나 재판부는 원고가 주장하는 0.3mm 이하의 미세균열도 하자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 벽·바닥·보·천장, 지하대피소 바닥·벽, L형 측구, 각 동 외벽 등에 발생한 다수 균열 중 폭이 0.3mm 미만인 것이더라도 계절별 온도변화가 심한 우리나라 특성상 균열 사이로 이산화탄소나 빗물이 들어가면 균열이 더 진행돼 균열 폭이 0.3mm를 초과하게 되며, 이로 인해 안전성, 구조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해 이를 보수할 필요가 있다.”고 판결의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폭이 0.3mm 미만인 균열은 하자보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피고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며, 피고가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하자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또한 피고가 주장하는 “개정 주택법상 하자담보 책임기간은 제척기간으로 봐야 하므로 원고 하자담보 청구권은 그 제척기간의 경과로 이미 소멸했고, 내력구조부에 발생한 하자는 붕괴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하자담보 책임이 인정된다.”의 상고 이유에 대해서 “이는 하자보수 및 담보책임에 관해 집합건물법 적용이 배제되고 개정 주택법 규정만이 적용된다는 전제에서 원심판결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고, 이같이 이 아파트 하자가 사용검사일부터 10년 이내에 발생한 것임이 명백하다.”며 피고의 상고 이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본 대법원의 판례는 그동안의 0.3mm 이하 균열에 대한 하자여부의 판단기준 일관성 논란을 불식시키는 사례라 할것이며, 이로 인해 현재 진행중이거나 진행예정인 유사 하자소송에 대해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것으로 내다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