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경제지표가 하향선을 나타내고 있고 내외부적인 경제상황이 다년간 울리지않던 적색경보를 울리고 있는 시점이다. 경제가 어려운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또 한번 공포에 맞서게 된다.

온 나라가 소란스러웠던 구제금융의 트라우마의 딱지가 앉기 전에 여러 미디어에서 또 한번의 위기상황을 설파하는 시점에다가 동시에 정부는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으로 경고된 위기 상황을 잠재울 수 있는 ‘녹색뉴딜’이라는 대박급의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가 문제다. 녹색뉴딜. 두 단어의 조합자체가 모순인 이 캐치프레이즈는 주요 4대강을 정비하고 홍수피해를 최소화하며 아울러 100만개에 가까운 일자리를 창출하여 경제 부양에 앞서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이며 이미 국토해양부는 선전에 앞장서서 그 효과를 홍보하고 있는 시점이다.

하지만, 어떤 일을 계획하고 추진하기 전에는 먼저 그 일이 얼마만큼 돈이 들고 효율성이 있는지 머릿셈을 해 보는 것이 당연한 절차다. 이것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물론이다.

그런데 이 녹색 뉴딜은 어떠한가.

이미 95년 건교부가 물류비 절감과 교통, 관광효과를 들며 경인운하사업으로 전환된 정책으로서 KDI가 '경제성 없음'으로 판단내린 사안이며, 14조원 이상을 들여 창출할 고용 내용은 96%는 대부분이 단순노무직이자 비정규직으로서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또다시 일자리를 상실하게 되므로 고용의 질을 담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거대한 혈세를 들여 추진하는 사업이 만들어내는 결과로써 매력이 떨어진다. 한마디로 남는 장사가 아니다.

경제를 우선으로 하겠다는 정부에서 태클을 건다면 500억 이상의 국책사업에 먼저 수반되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여 국민 의견수렴을 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지금 이 조차도 생략되어 있다.

테네시강 정비사업을 통하여 경제사에 기리남을 업적을 남긴 위대한 ‘뉴딜’의 영예를 우리도 누려야 되지 않는가라고 주장한다면 1938년 당시의 미국 경제지표를 근거로 하여 루스벨트의 뉴딜이 과연 성공이었다고 할 수는 있을까 되묻고 싶다.

현재 세계 거시경제학자들의 화두는 거대금액을 쏟아 붓는 정부정책들의 효율성이다. 오래토록 학습해왔던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마저도 그 실효성에 대한 신랄한 논쟁이 오가고 있는 시점이다.

경제문제 그 하나만으로도 쉽지 많은 않다.

하지만 모두가 원하는 ‘경제’라는 트렌드를 벗고 경제 이상의 전지구적 공존이라는 사회적 정의를 위하여 경제를 앞서는 타이틀이 선행될 수도 있다. 환경이라는 마니아적 대전제가 그것이다.

‘뉴딜’은 차치하고 ‘녹색’이라는 큰 함의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

정부당국이 말하는 이 정책에서 ‘녹색’의 타이틀이 가져오는 효과는 어느 정도 인지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정부가 설명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강의모래를 대규모로 준설하고 홍수위험을 가중시키는 댐과 콘크리트 제방을 건설하는 등 수변 생태계를 대규모 훼손하는 단순 토목공사가 대부분이다.

이는 이제껏 홍수예방을 위하여 정부가 시행해왔던 방식과 차별화 되지 않은 내용이며 그렇다면 이는 더더욱 오랜 연구와 새로운 방식의 홍수예방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블록버스터 영화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

최근 관객의 성향과 트렌드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시나리오는 관객의 흥미도를 짧은 시간 내내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수많은 논의를 거쳐 철저하게 검증된 시나리오만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그들의 지갑을 열어 영화가 제작되고 성공을 이끌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블록버스터 영화의 대박신화를 꿈꾸고 있다. 시나리오는 어떠한가? 관객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고 자부하는가? 대박이 아닌 도박이라면 그 시나리오를 접고 이제라도 커피테이블에 앉아보자. 어디서부터 잘못된 얘기의 시작이었는지 진정한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