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소송에서 법원감정 절차의 중요성에 대한 논단

건설감정법인 서울건축환경 유병호

 건설소송은 일반적인 소송절차와 달리 감정절차를 거치는 경우가 많다. 감정절차란 법원감정인으로 등재된 전문 기술사가 판사를 대신하여 건설기술과 관련된 하자, 기성고, 유익비 등의 사실관계를 직접 확인하는 절차다.

감정인은 특별한 학식과 경험을 가지고 이를 적용하여 얻은 판단의 결과를 법원에 보고하는 준사법적 기능을 수행한다. 판사는 법률 공부만 했기 때문에 건설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건설 현장을 봐도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르기 때문에 건설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건설기술자를 현장에 직접 파견하여 진위 여부를 가리도록 하는 것이다.

감정은 형사사건 등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이용되지만, 건설소송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분야는 하자보수비 감정과 기성고 감정절차가 있다.

하자보수비 감정은 감정인이 하자인지 여부를 판정하게 되고, 하자로 판정된 부분의 보수에 소요되는 비용을 판정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아파트 외벽균열 있는 경우 아파트 입주민들은 분양자의 공사상 잘못으로 균열이 발생되었다고 주장하고, 분양자는 콘크리트의 성질상 당연히 균열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항변할 때 법원 감정인이 현장에 나가서 확인을 하게 되는데, 감정인은 아파트 외벽 콘크리트의 균열의 형태, 강도 등을 확인하여 누구의 잘못으로 외벽 균열이 발생되었는지를 판정한다.

감정인의 조사결과 분양자의 시공상의 잘못으로 균열이 발생된 것으로 판단될 경우 균열을 보수하는데 소요되는 비용까지 산출하여 법원에 보고하게 된다.

▲ 서울건축환경의 유병호대표는 서울중앙지방법원 건축감정인을 역임하였고 중소기업기술분쟁조정중재위원과 경기도건설기술심의위원, 성남시 설계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성고 감정절차는 건설업체가 공사를 어느 정도나 완료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이다.

건설공사는 중간에 해제가 되는 경우 그 공사한 만큼은 대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어느 정도 공사를 했는지에 대하여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 다툼이 발생한다.

도급인은 수급인이 계약된 공사의 40%밖에 안했는데 계약금액의 대부분이 지급되었다고 주장하고, 수급인은 계약된 공사내역의 80%를 했을 뿐 아니라 설계변경으로 인하여 공사비가 증액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도 법원감정인이 현장에 나가 공사가 실제 몇 %가 완료되었는지, 수급인이 주장하는 부분을 설계변경으로 볼 수 있는지를 판정하여 법원에 보고를 하게 된다.

감정인의 현장조사 후 감정결과가 나오면 번복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고, 특별한 문제점이 없는 한 사실상의 소송 승패를 결론짓기 때문에 감정절차는 매우 중요한 절차이다.

하지만, 원고, 피고를 대리하는 변호사들이 감정절차를 또 다른 준비기일로 생각하기 보다는 건설분야에 대한 전문성 부족으로 감정절차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다가 감정결과 이후에 감정보고서의 용어나 감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불필요한 사실조회 등으로 재판을 지연시키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는 건설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를 선정하고, 감정절차가 시작될 때 변호사에게 적절한 관련 자료를 준비하게 하거나 전달하여 감정절차에 변호사들이 입회하여 감정인에게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는 노력을 다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